'따로 또 같이' 우리가 교회: 삼위일체 하나님과 교회의 건축/에베소서 2:18-22/삼위일체주일 장년부 설교
'따로 또 같이' 우리가 교회: 삼위일체 하나님과 교회의 건축/에베소서 2:18-22/삼위일체주일 장년부 설교
도입: 관계와 소통의 시대, 진정한 공동체를 갈망하는가?
사랑하는 장년부 성도 여러분, 삼위일체 주일을 맞아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여러분의 삶에 충만하기를 축원합니다. 우리는 모두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죠.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오늘날은 관계의 단절과 고립감이 심화되는 시대입니다. 진정한 소통은 어렵고, 깊은 교제는 점점 더 희귀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함께' 살아가기를 원하면서도,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삼위일체 주일을 맞아, 우리가 믿는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묵상할 때, 우리는 이 시대가 그토록 갈망하는 완벽한 관계와 공동체의 모델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삼위일체 하나님이십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은 각기 다른 위격이시지만, 완벽한 사랑과 조화 속에서 영원히 하나 되어 계십니다. 오늘 말씀은 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성이 어떻게 우리의 삶과 교회를 통해 세상에 드러나야 하는지 놀라운 통찰을 제공할 것입니다.
본론 1: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가는 길
바울 사도는 에베소서 2장 18절에서 놀라운 진리를 선포합니다.
“이는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에베소서 2:18, 개역개정)
여기서 ‘우리 둘’은 유대인과 이방인, 즉 모든 민족과 인종, 사회적 배경의 다름을 초월하는 모든 믿는 자들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연합의 핵심에는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이라는 특권이 있습니다.
성령님은 하나님 아버지와 우리 사이의 '연결 고리'이자 '통로'가 되어 주십니다. 우리가 감히 나아갈 수 없었던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성령님을 통해 우리는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헬라어: προσαγωγήν, 프로사고겐)는 단어는 고대 근동에서 왕이나 높은 권력자에게 '소개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했습니다. 성령님은 바로 우리를 하나님 아버지께로 인도하시고, 우리가 친밀한 교제를 나눌 수 있도록 소개시켜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것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성, 즉 성부, 성자, 성령님께서 영원토록 완벽한 사랑과 교제 속에 계신 것처럼, 우리도 그 친밀한 관계 속으로 초대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본론 2: 하나님의 권속이자 거룩한 성전으로 함께 지어져 가라
바울은 이어서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교회라는 공동체가 어떤 존재인지 분명히 밝힙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느니라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에베소서 2:19-21, 개역개정)
우리는 더 이상 하나님 나라의 '외인'이나 '나그네'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제 하나님의 ‘권속’(헬라어: οἰκεῖοι, 오이케이오이), 즉 '가족'이며 '집안사람'입니다. 단순히 이웃이 아니라, 하나님의 가족 구성원이 된 것입니다. 교회가 바로 이 하나님의 가족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는 견고한 기초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는 하나님의 말씀, 즉 성경을 의미하며, 이 말씀 위에 교회가 세워졌음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다'는 진리입니다. ‘모퉁잇돌’(헬라어: ἀκρογωνιαῖος, 아크로고니아이스)은 건물의 기초가 되는 가장 중요한 돌로서, 모든 벽돌과 기둥이 이 돌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그분 위에 세워져야만 온전한 모습을 이룰 수 있습니다.
교회는 단순히 모인 사람들의 집합체가 아닙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지체가 서로 연결되어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는' 살아있는 유기체입니다. 마치 뼈와 근육, 살과 피가 연결되어 하나의 몸을 이루듯이, 우리 각자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연결되어야만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질 수 있습니다.
본론 3: 성령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하나님의 처소
이러한 교회의 건축은 성령님의 능력으로 가능합니다.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에베소서 2:22, 개역개정)
궁극적으로 교회는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됩니다. 하나님은 물리적인 건물에 갇히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믿는 자들의 공동체, 즉 교회를 당신이 거하실 살아있는 성전으로 삼으십니다. 여기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헬라어: συνοικοδομεῖσθε, 쉬노이코도메이스데)라는 동사는 현재 시제 수동태로, 우리가 계속해서 '함께' 지어지고 있는 진행형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우리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령의 역동적인 이끄심이 동시에 필요함을 나타냅니다.
오늘날 교회는 다양한 세대와 배경을 가진 성도들이 함께 모여 있습니다. 세대 간의 생각 차이, 문화적 다름, 그리고 개인적인 성격의 차이로 인해 때로는 갈등과 분열의 위기를 겪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성, 즉 완벽한 사랑과 조화 속의 공동체성을 기억하고, 성령 안에서 서로의 다름을 포용하며 각자의 은사로 헌신할 때, 비로소 교회는 진정한 하나님의 처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각 사람이 '따로' 존재하지만, 성령 안에서 '같이' 지어져 갈 때 교회는 건강하게 성장하고 세상에 빛을 비출 수 있는 것입니다. 마치 잘 지어진 건축물이 모든 벽돌과 기둥, 창문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연결되어야만 튼튼하듯이, 교회도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온전한 건축물이 될 수 없습니다.
결론: 삼위일체적 공동체를 삶으로 보여주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삼위일체 주일을 맞아 우리는 하나님이 세 분이시지만 한 분이시며, 완벽한 관계와 사랑으로 하나 된 공동체라는 심오한 진리를 묵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하나님의 권속으로서, 성령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함께 지어져 가는 거룩한 성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첫째,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를 본받아 공동체를 세워 가십시오.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교회 안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사랑과 이해로 관계를 맺어 가십시오.
둘째, 여러분의 자리에서 '살아있는 돌'이 되십시오. 교회는 단순히 모이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여러분의 은사를 발견하고, 겸손하게 섬기며, 적극적으로 교회의 지체로 참여하십시오.
셋째,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 됨을 지키십시오. 갈등이나 오해가 생길 때, 성령님께 지혜를 구하고 사랑으로 용서하며, 공동체의 평안과 일치를 위해 헌신하십시오.
삼위일체 하나님의 아름다운 공동체성이 여러분의 삶과, 여러분이 속한 교회를 통해 세상에 환히 드러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함께 기도합시다.
사랑과 일치의 하나님 아버지, 오늘 삼위일체 주일을 맞아 삼위 하나님께서 영원한 사랑과 완벽한 교제 속에서 하나 되심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저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권속이 되게 하시고, 주님께서 거하실 처소로 함께 지어져 가는 교회 공동체의 지체됨을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각자의 자리에서 은사와 직분을 다하며 서로 사랑하고 섬김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게 하옵소서. 이 모든 말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축도
이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 아버지의 극진하신 사랑과 성령님의 감화 감동 교통하심이, 오늘 에베소서 말씀을 통해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적 본성을 깨닫고, 성령 안에서 교회를 함께 지어져 가는 살아있는 지체로 헌신하며, 하나님의 권속으로서의 영광스러운 삶을 살아가기로 결단하는 사랑하는 모든 장년부 성도들의 삶과 가정과 직장, 사업과 자녀들, 그리고 섬기는 모든 사역 위에 이제로부터 영원히 항상 함께 있을지어다. 아멘.